기획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기획서를 써오세요'라는 말은 꽤 막막하게 들린다. 문제를 어디서부터 잡아야 하는지, 아이디어는 어떻게 구조화해야 하는지, 심지어 내가 지금 제대로 된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지조차 알 수 없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을 위해 쓰여졌다. 저자 박신영은 기획을 거창한 것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철저하게 '그분(상대방) 중심' 으로 생각하는 것이 기획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회사에서 '그분'의 기분과 상황과 일정은 상당히 중요하다. 어릴때는 그분게 보고 하러가시는 나의 리더들이 이해가 안갔지만 이제는 오늘 '그분'께서 앞에 보고 상황이 어떠하셨는지, 분위기는 어땠는지, 그분의 그분께는 보고가 잘 되셨는지, 오후 일정은 어떻게 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실제 우리의 모습이었고 그만큼 중요했다. 실제로 어느팀이 뭣때문에 깨져서 그 뒤에 다 박살났다더라 라는 이야기는 정말 흔하게 많이 들었다.
아무튼 실무 담당 수준의 기획에서 점차 업무 단위의 기획수준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막연히 어떻게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해야할것인가 막막하였을때, 기본이면서도 쉽게 접근 가능한 '기획의 정석'을 접하게 되었고 이미 수년 전부터 베스트 셀러 였었나 보다. 퇴근하고서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핵심적인 내용으로 기억하기 쉽게 엮어서 단숨에 그렇지만 실용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가장 많이 밑줄 그은 곳들
① 기획의 5가지 질문 구조 (Focus 파트)
책의 초반부에서 저자는 기획을 아래 5가지 질문으로 압축한다.
왜(why)? → 기획 배경 (problem) 뭐? → 제안 내용 (solution) 한마디로 뭐야? → 콘셉트 (concept) 그림이 안 그려져 → 실행 방안 (action plan) 당연한 얘기 지루하게 하지 말고 → 스토리텔링 (storytelling)

기획은 결국 그분의 입장에서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problem)를 정의하고, 해결책(solution)을 한마디(concept)로 제시하고, 그림이 그려지도록 실행 방안(action plan)을 제안하며, 그분이 관심을 갖도록 발표(presentation)하는 것이다. 회사의 일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좋아하도록 만드는 것. 이 문장이 꽤 날카롭게 박혔다. 실제로 우리회사의 그분도 굉장히 날것의 표현으로 왜? 뭐? 왜해야하는데? 뭘하겠다는거야? 이런 말씀 정말 많이 하신다. 반면 방향이 잘 잡히고 명확한 & 그분의 의도와 정확히 일치할떄(이게 가장 핵심이긴하지만) 그때는.. 앞장만 보시고 뒤엔 보지도 않으셨다 한다.. (나의 팀장님, 부문장님 진짜 리스펙이다.....)
② 4MAT 시스템 — why → what → how → if
버니스 매카시의 4MAT 시스템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순서를 설명한다.
상대방의 관심을 먼저 끌어내고(why), 그다음에 내용을 전달하고(what), 구체적인 방법을 보여주고(how), 실행했을 때의 결과를 상상하게 한다(if).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what'과, 'why에서 시작한 what'은 전혀 다른 기획력을 만들어낸다. "그림 그리기 세미나"와 "비즈니스 현장에서 문제 해결력을 키워주는 creative view 세미나"의 차이처럼. 포장이 아니라 본질이 달라지는 것이다.

③ 문제 해결의 구조 — 최선의 상태 vs. 현실: 문제의 정의
기획의 핵심은 '최선의 상태(목표)'와 '현재의 상태(현실)' 사이의 차이, 즉 문제를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 차이가 생긴 원인 중에서 대처 가능한 것만을 추려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목표를 세운다.
중요한 건 대처 불가능한 원인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 "비가 안 왔더라면..."이라며 푸념하는 대신, 재빨리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 이 구조는 4MAT과도 정확히 겹친다.
why = 목적 / what = 목표와 콘셉트 / how = 실행 방안 / if = 기대효과

막연하고 막막한 감정의 덩어리를 발라내고 목적, 문제, 원인을 살펴본다.
원인을 찾아내면 구분하여 대처 불가능한 것은 지워버린다. 대처 가능한 것을 바탕으로 목표를 삼아
그것을 콘셉트로 만들고, 할 일을 쪼개서 세부적인 실행 방안을 짜보는 것이다.
④ 인사이트를 만드는 법 — 쪼개고 연결하기
기획을 잘하는 사람은 현상에 파묻히지 않고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바라본다.
현상들을 쪼개고, 공통점을 찾고, 그룹핑을 하고, 패턴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것에 센스 있는 이름을 붙인다.
단순한 정보 나열과 인사이트의 차이, 정리와 기획의 차이가 여기서 만들어진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이미 다들 겪고 있지만 의식하지 못하던 것에 이름을 붙여 의식하게 만드는 것이 기획의 힘이다.

⑤ 콘셉트에 담아야 할 why의 6가지 유형
좋은 콘셉트는 "왜?"라는 질문에 감각적으로 대답한다. 저자는 이를 6가지로 분류한다.
- "의미 있잖아" — 존재 이유를 건드리는 콘셉트
- "대세잖아" — 안심거리를 주는 콘셉트 (미국 100만 명이 선택한, 영국 왕실이 입증 등)
- "내 이야기야" — 공감을 끌어내는 콘셉트
- "내 생각과 같아" — 삶의 방식과 맞닿는 콘셉트 (Just do it, Think different 등)
- "네 잘못이 아니야" — 핑계거리 (because of)
- "왜나하면 이거니까" — 이거니까(본질 = originality)
📌기획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꽤 친절한 길잡이다. 이론보다는 사례 중심이고, 어렵지 않게 읽힌다. 다만 읽는 것과 실제로 쓰는 것은 다른 얘기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 이 구조들을 실제 업무에 적용해보는 것이 다음 숙제인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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