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생각이 24시간 돌아가는 것 같았다. 생각이 생각을 물고 사방으로 뻗어나가기도 했고 그러다 보면 혼자 생각의 늪에 빠져서 하루의 기분을 망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또한 이런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도적적인 가치 등 물질보다 정신적이거나 보이지 않은 가치에 조금 더 우위를 두는 습성이 있는 것 같은데, 이 때문에 가끔씩 내가 이상한가? 비정상인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살기 위한 방편으로 생각을 멈추는 방법을 찾았는데, 요가·운동 · 불교철학이 그것이었다. 특히 운동과 요가를 하면서 머릿속이 잠잠해지는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처음 느끼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 자연스럽게 이런 살기 위한 방편을 찾으러 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읽으면서 '아, 내가 비정상이 아니구나. 이런 성향이 있는 거구나' 하고 한번 더 받아들이게 되었다. 물론 와 이정도로 심하진 않는데 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이런 성향과 경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공감과 이해를 줄 수 있는 책인것 같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는 그 자체로도 큰 힘이 되기에!
이 책은 어떤 책인가
프랑스 심리치료사 크리스텔 프티콜랭이 쓴 책으로, '정신적 과잉 활동인(surefficience mentale)'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쉽게 말해,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더 강하게 느끼고, 생각이 멈추지 않는 사람들 —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영재' 혹은 '지능이 높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지만, 저자는 '정신적 과잉 활동'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고 말한다. 머리가 더 좋다는 게 아니라, 지적 활동과 정신적 흥분이 유별나게 활발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뇌형 인간'이라는 표현도 좋아한다고.
전체 인구의 15~30퍼센트가 이런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자신을 숨긴 채 자신의 뛰어난 두뇌 활동을 부정하고 살아간다고 한다.
밑줄 친 곳들
🧠 민감하게 타고난 오감 — 감각 과민증
정신 활동이 활발한 사람은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수신할 뿐 아니라 강도도 더 크게 부여한다. 이게 바로 **감각 과민증(hyperesthésie)**이다. 어느 방에 들어갔을 때 유독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보통 사람은 신경 쓰지 않는 사소하고 일화적인 특징들까지 포착하는 사람 — 바로 그 이야기다.
💚 정에 살고 정에 죽고 — 감정이입
정신적 과잉 활동을 하는 뇌는 정서적인 것에 지배당한다. 이들은 정, 격려, 인간적인 온기, 스킨십, 차분하면서도 긍정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하다. 자아가 약한 편이기 때문에 타인의 판단에 아주 민감하고, 상대적으로 생각할 줄 모르고 항상 자기 자신에 대해 안심하고 싶어 한다.
여기서 말하는 감정이입은 공감이나 연민이라기보다는 감정의 침범에 더 가깝다. 의도치 않은 방식으로 너무 급작스럽게 상대의 감정에 폭 빠져버리기 때문에 사람 많은 곳을 피하기도 한다. 소리나 움직임 같은 감각 자극이 많아서 감정의 침범이 자기 마음을 어지럽혀 피곤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감수성은 매사에 개입한다. 하지만 그 감수성의 소유자라면 다음과 같은 특징도 지니고 있을 것이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아래 부분이 크게 와 닿았다. 그래서 인지 때로는 가지관이 소위 요즘?과 맞지 않는건가 또 검열을 해 나가기도 하는데 그냥 아 정상이구나 하고 받아들이게 됐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호의적이고 이타적이며 따뜻하다. 지적 능력과 개방적인 정신, 호기심, 유머감각, 순수함은 창의적이면서도 참신하다. 정의를 중요시하며 보기 드물게 대쪽 같은 올곧음과 진정성을 지녔다.
🌿 뻗어 나가는 생각 가지의 단점
하나를 생각하면 열 가지가 떠오르고, 그 열 가지가 각기 또 다른 열 가지를 낳으면서 생각이 금세 울창한 나무를 이루는가?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생각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생각의 뻗어나감이 위에서도 언급 했다 시피 갑작스런 우울한 감정이 찾아오게 된다. 심연으로 생각이 가라앉는 느낌이랄까. 이를 극복하려면 이를 극복하려면 '생각하는 나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생각의 흐름을 조금 늦추고 수많은 갈림길 중에서 자기가 갈 길을 선택하는 것. 자기 사고의 흐름을 이끌 수 있게 될 때, 우울한 생각을 차단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본인의 경우에는 '아 내가 또 생각하고 있네, 이건 생각이 만든 감정이야' 하고 말해주기도 한다. (꽤 도움됨!)
💊 세로토닌과 몸 관리
감각 과민증, 과도한 감정, 다각적이고 산발적인 사고, 시도 때도 없는 생각의 되새김질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실질적인 팁도 설명해 주고 있다.
- 단백질을 섭취하라 — 세로토닌이 잘 합성되기 위해서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고기, 생선, 가금류, 콩, 견과류 확인.
- 운동을 하라 — 신체 활동을 많이 할수록 중추신경계에서 세로토닌의 양이 증가한다고 한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대부분 신체 활동에 대한 욕구도 큰 편이라서 적당히 움직이는 활동을 하지 못하면 보통 사람들보다 더 힘들어한다.
- 새로운 일을 계획하라 — 도파민은 '새로운 것을 향한 흥분의 호르몬'.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의욕을 불태우는 동안은 우울증과 권태를 크게 저해한다.
-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라 — 과민한 편도체를 타고났기에 스트레스 관리가 각별히 중요하다. 소프롤로지 요법, 최면 요법, 요가, 명상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 피라미드형 구성 — 신경-논리적 단계
또 다른 방안으로는 행동과 사고의 이해를 통한 문제 해결의 방법인데, 책에서는 환경 → 행동 → 능력 → 가치 → 정체성 → 영성의 6단계 피라미드 구조로 자신을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자꾸 상위 단계(가치, 정체성, 영성)에만 머무르는 경향이 있어서, 구체적이고 실생활적인 하위 단계를 망각하기 쉽다. 그래서 행동을 하기도 전에 완벽한 정신적 가치/영성단계의 판단을 해버리기 때문에 포기하거나 우울감에 빠질 수 있는데 그럴때 일수록 밑의 단계부터 긍정적 사고를 밟아 나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 보통 사람들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 미성숙하고 불안정하고 얼빠진 것을 정도로 순진해 빠졌다는 말을 듣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는 매사 의문이 많고 감정적이고 쓸데없이 인생을 복잡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 가장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부분도 항상 자기가 하는 모든 일이 부정당한다는 데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나르시스트를 극도로 조심하라고 챕터 곳곳에서 타이르고 있다. 그 밖에 도움이 되는 부류는 두가지인데 첫번째는 보통 사람들과 함께 하는것. 그들의 비판과 견해를 조금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들이 줄 수 있는 좋은 것을 잘 흡수할 수 있다면 — 단순히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따뜻함을 느끼고, 골치 아프게 생각하지 않고 홍겨운 시간을 보내고, 안정감을 유지하는 것 — 보통 사람들은 그런 점에서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두번째는 비슷한 정신적이고 사고를 깊게하는 비슷한 유형의 사람인데, 이 경우 가장 좋은 조합? 이라고 설명을 했었던것 같다. (다만 나는 친구와 이런 대화는 즐거운데 뭔가 이성간의 관계에서 둘다 이러면 너무 쳐지고 오히려 답답했던 경험이 잇었던거 같다. 내 고민도 힘든데 이 사람의 정신적 고민까지 들어줘야 하다니!! 하는 느낌이 들었던듯, 케바케!)
여러분은 다른 별에서 온 게 맞다. 여러분이 느끼는 괴리감은 비교적 객관적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해 봤자 소용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여러분과 비슷한 사람들도 전체 인구의 15~30퍼센트나 된다.
💛 이상주의는 이상한 주의가 되는 현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거짓 자아와 더불어 견고하기가 담금질한 무쇠와 같은 가치 체계를 구축한다. 그들이 절대로 의심하지 않는 것이 하나라도 있다면 그게 바로 이 가치 체계다.
이 가치 체계는 절대적인 것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준을 아주 높게 둔다. 정의, 정직, 충직성, 우정, 사랑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며 상당히 높은 기준을 일반적이고 자명한 기준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경향이 있다.
절대적인 것에 대한 추구는 양극단으로 갈라진다. 만인에 대한 호의에서 친절을 베풀고 남의 마음을 잘 읽어 주는 사람, 참을성과 이해심이 남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 그게 아니면 고지식한 잔소리꾼이 되어 자신의 도덕 규약을 침해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한탄할 수 있다.
이렇게 순수 가치 체계를 발전시키게 되는 주요한 이유는, 그들이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자신은 다른 별에서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이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찾기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현실의 사회적 규약은 그들의 이해를 벗어나거나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암묵적인 약속, 위선, 비겁한 꼼수, 보여 주기 위한 허레허식이 너무 많다! 왜 단순하고 솔직해질 수 없나? (이런생각 많이 해보지 않았는가?)
🌙 HOW TO 1 : 기분의 자동성을 이용하라 / 닻 내리기 기법
또 다른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방법이다.
어떤 감정을 자주 느낄수록 그 감정에 빠지기가 쉬워진다. 이건 정말 겪은적이 있는데, 습관이고 심지어 생각을 하는것을 가끔씫은 좋아하는 것 같다... 인정하자. 어떤 기분에 젖어 지내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반사적으로 그 기분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이 책은 그래서 **닻 내리기(anchoring)**는 신경언어프로그래밍(NLP)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하나를 설명한다. 어떤 외부 자극이 심리 상태와 연결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신을 계발하는 데 필요한 재원은 모두 여러분 내면에 있다. 깨어 있는 정신, 호기심, 따뜻한 호의, 낙관주의…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이 좋은 재원 즉 긍정적인 반응들로 닻을 내리는 것이다.
💗 HOW TO 2 : 자기 사랑이 가장 먼저
자존감의 중심에는 무조건적인 자기 사랑이 있다. 자기애는 자존감의 가장 뿌리 깊은 토대다. 사람은 자기에 대한 사랑으로 인생의 모든 시련을 버텨 낸다. 자기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종종 자기 자신을 무시하고, 자신의 욕구를 잘 모르고, 자기 앞가림도 잘 못한다. 보통 생각과잉자들은 자기 사랑에 참 박한것 같다. 그럴수록 내면 아이를 토닥토닥 하라고 한다— 그 아이에게 "넌 정말 머리가 좋은 아이야."라고 말해 주고, 그동안 왜 그렇게 힘들어야 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줘야 한다. 그 아이에게 정말로 사랑한다고, 이제 아무도 너를 나쁘게 말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말해 주기를.
🏳️ HOW TO 3 : 완벽주의를 포기하라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건강하고 유쾌한 수준에서 실력을 갈고닦는 대신 완전무결이라는 환상을 좇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에게 까다롭고 비판적이며 모든 기준에서 어긋남이 없기를 바란다. 지극히 사소한 부분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힘을 써 봤자 표가 안 나는 부분과 힘을 줘야 할 부분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끝까지 공을 들이느라 시간을 버리고 진을 뺀다.
성과를 내고도 좀체 만족할 줄 모르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하는 일마다 '무엇무엇을 더 했으면 좋았을걸' 정도면 다행이고, 심한 경우 지나치게 완벽한 기준에 비추어 실패했다는 씁쓸한 기분밖에 느끼지 못한다.
🌞 HOW TO 4 : 가벼운 과로는 오히려 좋다
우리의 뇌는 다소 바쁘게 돌아가는 편이 이롭다. 여러분도 한두 번 느낀 게 아니겠지만 여러분에게는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에너지가 있다. 여러분은 하루 동안 남들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해 놓고도 그것도 모자라서 한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좌절감을 느낀다.
살아 있다는 기분을 느끼려면 일상을 다소 숨 가쁘게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이다.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은 일을 구상하고, 동시에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추진해 보라. 다만 초과되지 않게, 물이 흘러넘치지는 않게 말이다.
읽고 나서
처음엔 그냥 '나 왜 이렇게 생각이 많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펼쳤는데, 읽으면서 계속 '이게 나잖아…'를 반복했다. 특히 이상주의 챕터, 보통 사람들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 챕터가 너무 나 같아서 형광펜이 한 페이지를 가득 채웠다. 책이 나를 진단하고 위로하고 또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비정상이 아니라 성향이 다른 것'이라는 걸 글로 확인받는 느낌 — 그게 이 책의 가장 큰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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