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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으로 힐링

에릭 사티 3개의 짐노페디 - 가구음악, 의미, 광고음악, 음반추천

by 빛나는 카레 2023.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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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사티 3개의 짐노페디 프리뷰 

작곡가와 제목은 익숙하지 않지만 실제로 특히 우리 한국인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곡이다. 음악을 듣고 3초 안에 "아~ 이곡이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TV CF와 지상파 방송 이곳저곳에서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익숙한 TV 광고로는 시몬스 침대 광고 음악으로 쓰였다. 침대의 광고 음악답게 느리고 차분한 듯하면서 단순하고 편안하다. 편안한 공간에 몇 개의 단순한 음이 순서대로 채워지는 느낌이다. 굉장히 짧은 곡들로 3개의 곡을 다 들어도 약 8분 정도이다. 

 

짐노페디는 무슨 말?

 

짐노페디는 영어 짐노페디아(Gymnopaedia)의 프랑스식 표기다. 짐노페디아는 고대 그리스 스파르타에서 아폴론을 찬양하는 축제의 춤이다. Gymnos는 고대 그리스어로 '무장하지 않는, 알몸의 상태'를 뜻하며, paedia는 '청춘, 젊은이'를 의미한다. 즉 젊은 남성들이 알몸으로 춘 군무 의식인데, 스파르타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에릭 사티가 이를 차용하여 짐노페디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다만 스파르타의 춤곡과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는 닮아 있지는 않는 듯하다. 

 

에릭 사티 - 3개의 짐노페디 구성

Érik Satie - Trois Gymnopédies

■ 작곡시기: 1888
■ 연주시간: 약 8분

■ 구성:
  - 1번: Lent et Douloureux (느리고 비통하게)
  - 2번: Lent et Triste (느리고 슬프게)
  - 3번: Lent et Grave(느리고 장중하게)

 

작곡배경과 의미 

에릭 사티의 곡들을 들으면 뉴에이지 음악이 아닌가? 하는 의문점들이 든다. 하지만 뉴에이지 운동은 1970년대이고, 에릭사티는 1866년에 태어나 1925년에 사망한 프랑스 작곡가이다. 실제로 사티는 아방가르드 정신과 음악에 대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접근 방식으로 클래식 작곡계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그의 독특한 사고방식과 예술에 대한 태도는 기존의 전통과 형식에서 탈피하고 개혁의 길을 가고자 했다. 그래서인지 당시의 평론가들로부터 그는 이단으로 종종 취급을 받았다. 사티 스스로도 본인의 자화상에 다음과 같이 스스로를 다음과 같이 남겼다. 정말 요즘 표현으로 하자면 힙스터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나는 이 늙은 세상에 너무 젊게 태어났다.

 

가구음악

실제로 사티는 '가구 음악'이라는 선구적인 개념을 사용했다. 그는 음악 그 자체가 주인공이 아니길 바랐다. 모두가 고상하게 모여서 고상한 클래식을 집중하는 것이 아닌, 집 안에 늘 놓여 있는 가구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음악이 들려지기를 원 했다. 사티는 청취자의 환경과 음악이 조화를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때로는 그저 배경 음악처럼 들리기를 원하였다. 이러한 혁신적인 사상은 향후에 BGM(back ground music)을 탄생시켰다.  

 

그 유명한 백사시옹

1893년 작곡된 '짜증과 고통'이라는 프랑스어의 제목인 백사시옹은 단순해 보이는 악보 한 장을 그저 840번 연주해야 하는 곡이다. 작곡가가 표기한 메트로놈의 지시에 따르면 약 13시간 40분 정도가 걸리며, 에릭 사티는 스스로 벡사시옹에 다음과 같은 지시어를 표기해 두었다. 

이 곡을 연속해서 840번 연주하기 위해서는, 그전에 고요함 속에서 진지한 부동성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에릭사티 시대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그의 사상이 1960년대부터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뉴에이지를 거쳐 현대 음악에서도, 여러 세대를 사로잡으며 영감을 주고 있다. 

 

곡의 구성과 음반 추천 

짐노페디는 3개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1번이 가장 많이 들려진 곡이고, 광고 음악에서 자주 쓰인 곡이다. 두 번째, 세 번째 곡도 첫 번째 곡과 굉장히 유사하다. 유사한 음의 반복적이고 단순한 음악이지만 왠지 모르게 편안하고 차분해진다. 어떻게 보면 편안함을 넘어 감정의 절제의 상태 무욕의 상태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3개의 짐노페디는 초현실주의 호안 미로의 그림과  마그리트의 골콩드 그림이 많이 활용되었다. 사티와 굉장히 어울리는 것 같다. 

 

01. 파스칼 로제(1983년, 데카)

3개의 짐노페디뿐만 아니라 사티의 다른 중요한 작품을 포함한 파스칼 로제의 종합 에릭사티 음반이다. 

추가적으로 추천할 만한 곡은 je te veux(난 널 원해) 왈츠곡이다. 드라마 영화에서 굉장히 많이 나온 곡이라 이 곡 또한 "아! 이곡이구나"라고 생각이 즉시 들 것이다. 또 추천할 만한 곡은 sonatine Bureaucratique(관료적인 소나티네)이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엘리오가 올리버에게 살짝 연주해 주던 곡이다.

호안미로의 어릿광대의 사육제

 

02. 안느 퀘펠렉(1988) 
안느 퀘펠렉은 르네 마그리트의 골콩드 그림을 화가 폴 길디어가 사티로 레이닝맨을 교체하여 재구성한 이미지로 음반 표지를 활용하였다. 이 음반을 통해서 동시대의 피아니스트인 안느 퀘펠렉의 사티 음악에 대한 접근 방식을 접해 보도록 하자. 

마그리트의 골콩드를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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