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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으로 힐링

헤어질 결심의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 - 작품배경, 구성, 추천음반

by 빛나는 카레 2024.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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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이 사랑한 말러 -  교향곡 5번을 중심으로

언제부터 인가 말러 붐이 일어났다. 말러를 특히 좋아하는 사람들을 말러리안 이라고 칭할 정도 였다. 특히 박찬욱 감독님은 말러리안으로 알려져 있는데,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가 등장한다. 감동님 말씀에 따르면 대체할 음악이 없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동일한 곡, 동일한 4번 악장은 이미 루치노 비스콘티 감독의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서도 등장한다. 이처럼 특히 예술가들이 사랑한 말러이다. 클래식 입문자인 나에게는 다소 어려운 말러이지만, 대기만성형의 말러, 그의 이중적인 매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문학수 작가님의 저서인 '아다지오 소스테누토'와 '더 클래식 셋'을 참고하여 작성하였다. 

 

 


말러 교향곡 5번

Gustav Malher, Symphony No.5

■ 작곡 시기: 1901~1902년 이후 몇차례 계정 
■ 연주 시간: 약 70분 
■ 곡의 구성:

  - 1악장: Trauermarsch. In gemessenem Schritt. Streng. Wie ein Kondukt
               (Funeral March, In measured step. Strict. Like a funeral procession)
  - 2악장: Stürmisch bewegt, mit größter Vehemenz
               (Stormily agitated, with the greatest vehemence)
  - 3악장: Scherzo. Kräftig, nicht zu schnell
               (Scherzo. Powerful, not too fast)
  - 4악장: Adagietto. Sehr langsam
               (Very slow) 
  - 5악장: Rondo-Finale. Allegro - Allegrogiocoso. Frisch
               (Rondo Finale. Allegro - Allegro giocoso. Fresh)
■ 영화에서의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 아다지에토
  -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영화 '베니스에서 죽음'
  -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성장배경

세심하고 내향적인, 상처가 많았던 유년기

말러는 자기 부정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말러의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유년기에서 기인한다. 말러의 아버지는 술집 포주였고, 어머니는 병약 했다. 자연스레 부모님의 불화가 생길 수 밖에 없었고, 술집에서는 손님들의 술주정과 맻춘의 소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사랑하는 동생의 죽음은 어린 말러에게 큰 상흔을 남겼다. 시끄러운 술집의 소음속에서의 사랑하는 동생의 조용한 죽음. 이런 배경은 말러 내면에서 불안이 켜켜히 쌓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말러는 내면의 상처가 많은 아이였고, 이는 말러의 트라우마가 되고 그의 음악에서도 이와 같은 양면성의 모습이 나타난다. 

 

삶과 죽음, 천국과 지옥, 대립하는 양면성의 음악

상처가 많은 말러는 교향곡들을 집중적으로 작곡하였다. 그런데 말러의 교향곡들은 이전의 교향곡이 보여준 전통적인 모습과 많이 다른 모습이다. 이런 전통과 다른 모습이 바로 어릴적 부터 고달펐던 이중적 내면에서부터 비롯 된다. 당시에는 비 이성적이고 규칙과 원리라고 생각되지 않았던 우연성, 감정적 즉흥성 같은 것들이 말러 교향곡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문학수 작가님왈, 그의 교향곡들에는 '돌연한 변화'가 빈번히 등장하고, 듣는 이에 따라서는 장황하다고 느껴질 만한 부분들도 있다고 한다.(출처: 더 클레식 셋, 79p) 말러의 곡에는 삶과 죽음, 천국과 지옥, 형식미와 자유스러움, 낭만과 이성 등 두 대조적인 개념들이 담겨있다. 그래서 인지 위로 보다는 어딘가 모를 아픔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말러는 이 이중의 자의식과 함께 살아가면서 방황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인간의 운명을 그려 낸다. 실제로 말러 교향곡을 처음 들었을 때는 조금 난해하고 어렵다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러는 근대 음악으로 가는 과도기에서 혼란을 겪으면서도 빈을 대표하는 작곡가 이며, 이런 감정적인 파도가 몰아치는 음악이기에 현대인들에게 더더욱 사랑 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작곡배경과 악곡 구성

세기말 감성의 5번 교향곡 

말러는 개인의 감성과 표현 그리고 국가적 정체성에 대한 탐구가 특징인 후기 낭만주의 시대에 속했고, 근대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이 시기의 유럽은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웠으며,공황의 전조 증상으로 외양은 화려하였으나, 내면은 황폐했다. 이러한 세태를 예민하고 깊은 내면에 불안을 기저로 가지고 있던 말러는 더욱 예민하게 사회의 공기를 읽었다. 당시의 빈은 계급 질서가 무너지고 있었고 마차는 자동차로 대체되고 있던 급변의 시기였다. 정치적으로는 반유태주의가 부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말러는 유태인 이었다. 바로 이 시점에 말러 교향곡이 탄생했으며, 이런 배경 때문에 말러 교향곡 5번은 악장들 사이에서 급격한 변화의 모습이 나타난다.미국의 음악평론가 알렉스 로스가 '나머지는 소음이다' 라는 책에서 말러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말러 교향곡 5번은 죽음으로 막을 올린다. 

 

그는 이 도시의 표면 뒤에 숨어 있는 균열이 곧 터져버릴 것임을 알고 있었다. 
(출처: 더 클래식 셋, 82page) 

 

 

죽음과 사랑, 강요된 승리? 

말러 교향곡 5번은 5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악장은 장송행진곡으로 침울한 장례식과 같은 행진으로 시작된다. 트럼펫의 독주로 시작되며 무겁고 애절하다. 처음 듣기에는 다소 어려운 악장같다. 이어서 2악장은 격동적인 스케르초다. 악장은 치솟거나 주저안는다. 날카로운 대비와 급격한 변화가 특징인 악장이다. 중간에서는 대조적이고 서정적인 주제가 펼쳐 진다. 3악장은 왈츠풍의 춤곡이 등장한다. 음악은 리드미컬하면서도 유쾌한 모습을 보인다. 이어서 4악장은 가장 사랑받고 유명한 아다지에토, 아주 느리게 그러나 아다지오 보다는 빠르게 전개가 된다. 현악기와 하프의 섬세하고 서정적이다. 아다지에토는 종종 ​​말러의 아내 알마에게 보내는 연애편지로 즉 사랑으로 해석된다. 마지막 5악장은 아이러니 하게도 갑자기 분위기가 전환되며 승리, 화해의 분위기가 전게 된다. 팡파르 같은 모티브로 신나는 마무리로 이어지는데 이 악장의 전개에서 말러의 한계, 타협적인 모습이라는 평이 많다. 

 

 

영화속의 아다지에토

루키노 비스콘티의 '베니스에서의 죽음'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을'은 말러의 음악에 빠진 작가 토마스 만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이 작품에서는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쓸쓸히 죽어가는 중년 예술가의 죽음을 그린다. 그 모델이 바로 말러라고 한다. 작품에서 묘사된 말러 즉 주인공의 모습을 가져와 보았다.

 

거의 아담하다고 할 수 있는 체구에 비해 머리는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큰 편이었다. 머리카락에 감싸인 훤칠한 이마는 주름이 많이 져서 마치 작은 흉터가 난 것처럼 보였다. 뺨 부분은 나뉘어 주름이 패여 잇었고, 잘 생긴 턱은 부드럽게 나뉘어져 있었다. (출처: 토마스만, 베니스에서의 죽음, 민음사) 

 

이 소설은 당시의 예술의 문제점을 통찰 했다. 토마스 만은 당대의 예술을 "몸시 무절제하게 격정과 향락에 푹 빠진 삶도 불러일으키지 못할, 그러한 신경과민, 악습, 피로와 호기심을 낳는 것' 이라고 표현했다.(출처: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155p)

그는 이 작품을 통헤 아름다움의 탐미와 파멸을 그린다. 소설속에서 작가는 절세의 미소년 '타치오'의 아름다움에 탐닉된다. 하지만 멀리서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다. 영화속에서도 '타치오'는 대사를 하기보다 그저 존재할 뿐이다. 그런 타치오를 따라 베니스를 배회 하다 베니스의 콜레라가 창궐하는 와중에도 타치오를 바라보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이 영화화된 작품에서 바로 말러 교향곡 5번의 4악장 '아다지에토'가 흘러 나온다. 이 영화는 결국 말러에게 바치는 헌사이다. 

(참고로 영화에서 소년 타치오는 가장 아름다운 미소년이라고 하는 '비요른 안데르센'이 맡았다. 베르사유의 장미의 '오스칼'의 모델이기도 했던 바로 그 배우이다.)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 - 타치오

 

 

 

 

박찬욱 감독님의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님도 말러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한다. 형사 역할의 박해일은 피의자 탕웨이를 향한 관심과 의심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감정속에서 진실을 찾아 산에 오른다. 이 장면에서 말러 교향곡 5번의 아다지에토가 등장한다. 박찬욱 감독님의 말에 따르면 대체할 음악이 없다 라고 한다. 박해일의 탕훼이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 잔잔하게 고조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박해일의 감정을 아다지에토로 표현 한 것이 아닐까. 

 

추천음반

레너드 번스타인,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987년, 도이치 그라모폰)

레너드 번스타인은 말러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그는 말러와 같이 유태인이었으며 지휘자 이면서 작곡가 였다. 그래서 인지 말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말러 하면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분을 꼭 들으라고 한다. 특히 5번 교향곡 뿐만 아니라 2번 교향곡 부활을 지휘하는 모습은 정말 멋있다.(그가 실제로 거의 죽음을 경험하고 돌아온 지휘가 있었는데, 그래서 인지 부활의 해석이 더 남다르다고 하는 것 같다.) 번스타인의 삶 역시 말러와 같이 이중적인 모습이 많이 나타나는데 닮아 있는 만큼 말러에 대한 해석은 압도적이다. 

레너드 번스타인, 말려 교향곡 5번

 

클라우디오 아바도(1993년, 도이치 그라모폰)

클라우디오 아바도 또한 말러를 좋아 했다. 레너드 번스타인이 낭만적인 느낌의 연주를 지휘 하였다면 아바도는 과장 없는 해석으로 현대적인 음악을 표현한다. 

클라우디오 아바도, 말러 교향곡 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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